정을 신으로 변화시켜 몽정을 면할 수 있다.
몽정은 동의보감에서 독에 비유해 다음의 세 가지 형태로 설명돼 있
다.
첫째, 독에 물이 가득차서 넘치는 경우다. 이는 건강한 형태의 몽정으
로 사춘기 시절에 흔히 나타난다.
둘째는 독이 기울어져 물이 넘치는 경우다.이는 이성에 대한 그리움
이 많지만 해소할 길이 없을 때 주로 발생하므로 특별히 약이 필요하
지는 않다.
끝으로 독에 금이 가서 물이 새어나오는 경우다. 이 경우는 우리가 질
병으로 간주해 반드시 치료해야 할 대상이다.
몽정이 병인가 아닌가를 구분하는 것은 쉽게 판단하기가 어렵지만 대
체로 문헌에 의하면 한달에 세 번 이상 몽정을 할 때 이를 병으로 본
다. 또 약간의 성적 자극에도 쉽게 사정하는 경우 이를 유정이라 하여
몽정보다 더욱 심각한 병으로 본다.
유정 또는 몽정이 일어나는 이유는 기운이 지나치게 밑으로 가라앉기
때문이다. 기운이 지나치게 가라앉으면 양기(끌어올리는 기운)를 누르
게 되어 정(精)이 신(神)으로 변화하지 못하므로 성적 욕망이 신체에
과도하게 미침으로써 유정 또는 몽정을 초래한다.
따라서 유정이나 몽
정을 치료하는 원칙은 가라앉은 기운을 양의 에너지로 승화시켜 상체
로 끌어올려 주는 것이다. 그리하여 정(성 에너지)과 신(성욕을 통제하
는 초월적 에너지)이 상호 균형을 이룰 때 진정으로 온전한 정신과 육
체를 보전할 수 있다.
한의학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강의 척도란 음과 양의 조화다.
몸 안에서의 음기와 양기의 균형뿐만이 아니라 정신세계에 있어 음정
과 양신의 조화, 정신과 육체와의 조화, 심지어는 남녀의 조화와 개인
과 사회 전체와의 조화, 그리고 인간과 자연과의 조화 등 이 모든 음
양의 조화가 개인과 인류의 건강을 유지하는 원천임을 명심해야 할 것
이다.
성에너지와 성욕을 통제하는 초월적 에너지인 신의 상호균형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