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과 현대, 전통의 아름다움
전통춤과 현대무용, 혹은 동양과 서양의 춤이라는 관점으로 한 번 찾아보게 되었다.
내가 관심이 있는 것은 단순히 아름다운 춤이나 우리 몸의 곡선을 이용한 형태 등등이 궁금한 것은 아니다.
우리가 수행을 함에 있어서 결국 모든 것은 몸과 마음을 이야기하기 때문에 우리는 몸을 가지고 활동을 하며 음식만 가지고도 부족하고, 우리가 몸을 움직이며 그 움직임이 자연의 기운의 흐름과 일치해 있어야 한다.
사실 위에 열거한 영상들은 전통과 현대로 딱 구분짓기에는 많은 한계가 있는 것이, 현대에 오면서 많은 무용동작들이 현대적인 것이 가미되고 누락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전통적인 것, 오래 전부터 존재해왔던 것들에 마음이 많이 끌리지만, 그렇다고 현대의 것들을 좋아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전통이라는 것은 말그대로 옛것이 전해져 내려오는 것인데, 나는 그 중에 마음도 포함이 된다고 본다.
이 다큐에서 중간쯤, 금속활자를 아버지에게 대물림받아 전수받는 과정에 마음으로 보아야 한다는 말씀을 전하신다. 전해질 때는 그 형태가 아닌 마음이 전수되어야 하며, 그 마음을 담는 그릇으로서의 형태가 존재하는 법이다.
(옆의 이미지처럼 형태와 기능은 통일되어야 한다.)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되어 움직이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전통이라는 것을 잘못 해석한 이들은 그 진수를 전해받지 못한채 그저 형태만을 따라하게 된다. 나는 그래서 전통춤, 전통 판소리, 전통 음악, 전통 음식 등등이 오히려 그 마음에 와닿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이치는 없고 빈 껍데기만 둥둥 떠다니는 것이다.
반면에 현대의 것들은 무언가 차갑거나 영혼이나 자연과의 조화를 고려하지 않고 각지고 효율적이며 인위적인 수학적 아름다움과 같은 것을 추구하는 것 같으나, 그것을 행하는 자에 따라서 그러한 형식조차도 자연과 소통할 수 있는 아름다운 예술로 승화되곤 한다.
고대부터 전해지는 전통에서의 정수가 그 마음이라고 한다면, 그 마음에 정성과 겸손, 사랑하는 마음이 충만한 사람이 행하는 춤과 음악이야말로 그 전통을 이어받았다고 할 수 있기 때문에, 형태만 따르는 전통이라면 오히려 그 현대의 이치를 따른 사람의 마음이 담긴 것이 모순적이게도 전통을 이어받았다고도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동, 서양을 막론하고 그래서 사실 중심이 되는 것은 어떤 사람이 하는가이다.
다만, 동양의 자연을 통찰해낸 진정한 정수를 이해하고 몸으로 표현해낼 수 있다면 그것은 진정 자연과 조화하며 사람의 마음을 감동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보여지는 아름다움을 중시하는 춤이라는 형태는 시간이 지나면서 그 몸동작에 담겨 있는 이치를 잘 해석하지 못한채 왜곡되어 내려오며 현대의 이론들을 함께 뒤섞으면서 원래의 것과 형태가 많이 달라졌다고 한다. 그러나 무예와 같은 몸의 단련과 수양을 위한 것에서 그 진수가 아직 전해지고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진정하게 아름다울 수 있는 자연과 조화하는 춤이란 몸동작에 자연의 이치를 담아 자연과 사람이 하나된 선무라야 할 것이다.
태극권을 보고 있으면 그 발끝부터 손끝까지 그 이치가 담겨 있는 것이 느껴진다.
난 우리나라 한국이 참 안타까울 때가 많다.
한국은 유구한 역사를 지니고 그 심의가 깊고 도의 경지에 들어있던 예술과 전통이 참 많았는데, 일제강점기와 6,25를 거치면서 안타깝게도 소실된 소중한 것들이 많다.
한국의 전통음식, 예술, 춤, 소리, 의복, 건축물, 무예, 의술 등 모든 것이 중국에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문화를 가지고 있음에도 그것의 가치를 알아보고 지키고자 하며, 그 안에 담긴 의미를 새겨 자기 것으로 하고자 하는 이들이 적고, 전하는 이들도 전무하다 싶이 하다.
나는 민족주의자는 아니지만 이생이 여러 인연관계로 한국에 태어난 이상, 나는 우리나라에 많은 사람들이 자연의 이치가 있는 전통문화를 갖춘 아름다운 문화강국이 되기를 바란다. 그러한 지리적 요건을 갖추고, 자연환경을 갖춘 곳이기 때문이다.
노파심이기는 하나 현재의 교육체계와 세계 흐름은 결국 과학중심의 물질주의가 만연한 사회가 되어, 자신의 영혼을 보지 못하고 본질을 보지 못하며 삶의 가치를 잃어가는 흐름으로 나아가고 있으니 참 걱정이다.
배우고자 하는 사람이 있어도 가르칠 사람이 적고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기 어려우니 참 난감한 점이 이런 것들이다. 현대에는 더더욱 자신의 몸과 마음을 온전히 하기가 어려운 시간이다. 음식은 오염되었고, 이치를 찾는 사람들은 적어 마음이 혼탁하고 예의와 겸손과 같은 것은 구질구질한 비효율적인 것이 되어버리고, 음악은 정신을 긴장하게 하고 온갖 자극적인 요소들로 평안보다는 흥분하게 하는 그런 것들이 만연하게 되었다.
젊은 나이에 난 참 운이 좋게도 이러한 것들을 좋아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그 안에 담긴 가치를 느낄 수 있어서 다행이다. 군대에 와보니, 이런 것들을 들어본 적도 아는 사람도 관심이 있는 사람도 없다.
그러나 마음이 있고 자연과 한 번도 떨어진 적이 없는 세포들을 갖춘 사람들이며, 영혼의 존재를 느껴본 적도 없는 이들이지만 공감할 수 밖에 없는 요소들이 있어 동기들 중에는 이야기를 더 듣고 싶어하는 이들이 간혹 있었다. 현대의 과학이라는 것과 오해로 비롯된 동양의 미신적 요소들을 제거한 다양한 문화와 음양오행과 같은 것들이 사실은 자연의 현상의 본질을 꿰뚫어 본 진정한 철학이며 초과학적인 것들임을 알게 되는 이들도 있었다. 어차피 우주의 이치가 유유상종인 만큼, 이야기를 하더라도 먼저 궁금해하는 것이 아니라면 말하지도 않았다. 나는 그런 문화를 알리고 싶어서 이렇게 공부하는 것도 아니며, 나 또한 그저 그 가치를 보았을 뿐, 내 안에 체득하여 하나되지 못하였기에 또한 함부로 말할 수 없는 부분들이 많다.
武藝라고 표현을 하는데, 나는 사실 무예를 연마함에 실제로 겨루기를 통해 경쟁심을 키우고자 함이 아니고, 몸을 통해 기운의 흐름을 타는 법을 배우고 싶기에 공부하는 것이니, 이것을 춤 舞 자로 표현하였다.
어쨌든 이러한 仙舞와 仙醫를 배우는 것이 나의 목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