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

편작扁鵲

2019. 9. 27. 22:23

 

성은 진(秦)이고, 이름은 월인(越人)이며, 호는 편작(扁鵲)인데, 진(秦)나라 노국(盧國)의 발해군(渤海郡) 막현(鄚縣) 사람이다. 신선 장상군(長桑君)이 전해주는 것을 이어 받았으며, 유부(兪跗)의 의술을 깨달았다. 《소문(素問)》과 《영추(靈樞)》의 뜻을 밝혀서, 묻고 답하는 형식을 세워 《팔십일난경(八十一難經)》을 지으니, 의문스러웠던 뜻이 해석되었다.

 

○ 맥을 보거나 안색을 살피거나 소리를 듣거나 형체를 살피지 않아도 병이 있는 곳을 말할 수 있었으며, 병의 양증(陽症)에 대해 듣고 그 음부(陰部)에 든 것을 논하였고, 병의 음증(陰症)에 대해 듣고 그 양부(陽部)에 든 것을 논하였으며, 천리 밖을 나가지 않고도 해결하는 경우가 지극히 많았다.

 

○ 괵(虢)나라 태자가 시궐병(尸厥病)으로 이미 죽었으나 다스려 다시 소생시켰고, 제(齊)나라 환후(桓侯)가 병이 들기 전이었는데도 그 5일 후에 죽을 것을 알아서 이름이 천하에 알려졌다. 한단(邯鄲)을 지날 때는 부인을 귀하게 여긴다는 말을 듣고 대하(帶下)를 치료하는 의사가 되었으며, 낙양(雒陽)을 지날 때는 주(周)나라 사람이 노인을 공경한다는 말을 듣고서 귀와 눈과 비증(痺證)을 다스리는 의사가 되었으며, 함양(咸陽)에 들어가서는 진(秦)나라 사람이 어린아이를 아낀다는 말을 듣고서 소아를 치료하는 의사가 되었다.

 

○ 일찍이 이르기를, "병에는 치료하지 못할 6가지가 있는데, 교만하고 방자하여 치료의 이치를 논할 수 없는 경우가 그 첫 번째요, 몸은 가벼이 하고 재물을 중하게 여기는 경우가 그 두 번째요, 입고 먹는 것이 적절하지 않은 경우가 그 세 번째요, 성생활이 문란하여 장부의 기운이 안정되지 않은 경우가 그 네 번째요, 형체는 여위어서 약도 먹을 수 없는 경우가 그 다섯 번째요, 무당을 믿고 의원을 믿지 않는 경우가 그 여섯 번째다"라고 하였다.

 

○ 후세의 맥에 관한 이론은 이로부터 비롯되어 의학의 비조(鼻祖)가 되었으니, 후학들은 마땅히 제사를 지내야 할 것이며, 장자화(張子和)ㆍ유하간(劉河間)ㆍ이동원(李東垣)ㆍ주단계(朱丹溪)를 배향해야할 것이다.